우연히 어린시절부터 다니던 절의 스님이 108산사를 돌아다니며, 국내 사찰을 성지순례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 역시 불교신자로써 우리나라의 절을 다녀보자, 라는 생각으로 요즘 주말마다 절투어를 다니고 있다.
그 첫번째 절은 경기도 안성에 있는 칠장사다.
칠장사는 안성시 칠현산 중턱에 자리한 절로 636년에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고려 초기 혜소국사가 이곳 칠장사에서 수도하며 7명의 악인을 교화해 도를 깨달은 칠현으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어, 이 산을 칠현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고려 우왕 9년에는 외구의 침입을 받아 충주 개천사에 있던 실록을 이곳에서 보관했다가 다시 가져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조선 후기에는 선조의 계비 인목대비가 아들 영창대군과 아버지 김제남의 명복을 비는 원당으로 삼고 사찰을 크게 고쳐지었다고 한다.

주말인데, 흐려서 경 내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현재 칠장사에는 대웅전, 원통전, 명부전, 응향각, 천왕문, 요사채 등이 남아 있다. 이 중 대웅전은 2019년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내부에는 2009년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목조석가삼존불좌상과 2010년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영산회상도 및 범종이 있다.

여기가 바로 대웅전. 오래된 절이라 보통의 절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단청이 세월의 흔적으로 사라지니, 오히려 더 멋스럽다.


또 칠장사에는 어사 박문수가 나한전에서 자다가 꿈에서 시험 문제를 보고는 장원 급제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어사 박문수 합격다리'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곳에는 합격을 원하는 모든 이를 위해, 간절한 마음을 쓸 수 있도록 리본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 리본을 합격다리에 걸어놓고 올 수 있다.


그 외에도 1968년 보물로 지정된 혜소국사비가 있다. 사진을 찍는 걸 깜박해서 여기서는 볼 수 없지만, 이 비석은 임진왜란 때 가토가 칠장사를 공격했을 때 노승이 나타나 그를 꾸짖었다. 화가 난 가토는 그의 칼로 노승을 베었다. 그 순간 노승은 사라지고 비석이 갈라지면서 피를 흘려 가토가 겁이나 도망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비석을 살펴보면 가운데가 갈라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칠장사는 깊은 역사와 많은 문화재가 있다. 경내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고즈넉하니 좋다. 나 역시 다음에 또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누구나 한번쯤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칠장사 정보
- 위치 :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로 399-18
- 입장료 : 없음
- 주차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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