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을 할 때 될 수 있으면 미술관을 간다. 미술에 조예가 깊은 건 아니고 미술 사조에 대해서는 아는 건 하나도 없지만, 가끔 보게 되는 대작을 볼 때마다 뭉클한 감동이 있다. 물론 역사적 배경과 미술 사조를 알고 있다면 더욱 더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작가의 의도를 알고 나서 무언가를 보게 되면 생각이 고정돼 생(生)으로 볼 때 느끼는 감동이 덜하다.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이 작가는 평론가가 말하는 정말 그런 의도를 생각하며 넣었을까?" 취미로 그림을 가끔 그림을 그리는 나는 생각을 품고 그림을 그릴 때도 있지만, 어찌하다 보니까 그림이 완성되는 경우도 있다. 평론가들이 여러 논리적 근거를 들면서 작품에 대해 말하지만 결국 작가만 아는 비밀인 거다. 아무튼 미술작품이 주는 날 것의 한순간을 찾기 위해 미술관을 간다.
스페인에서는 못갈 줄 알았는데, 몬주익 언덕을 갈 시간이 마땅하지 않아 카탈루냐 미술관을 가기로 했다. 에스파냐(Espanya) 역에 내려서 카탈루냐 미술관 가는 길. 카탈루냐 미술관은 1934년에 개관한 스페인의 국립 미술관으로 종교 회화와 19세기부터 20세기 초에 제작된 카탈루냐 지역의 르네상스, 바로크, 고딕 양식의 예술품을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별로 없고, 미술관 가는 길은 한적했다.
카탈루냐 미술관으로 가는 길을 걷다 보면 몬주익 분수를 만나게 되는데, 누가 정한 건지 모르지만, 몬주익 분수 쇼는 세계 3대 분수 쇼란다. 그걸 못 보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다니, 아쉬움이 크다. 카탈루냐 미술관에 올라서면 탁 트인 바르셀로나 전경을 볼 수 있다. 마치 전망대 올라온 기분인데, "내가 유럽 땅을 밟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내겐 첫 유럽이었으니 감회가 남다른 건 어쩌면 당연한 거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고대 스페인의 예술부터 근대 예술까지 전반적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가진 시간은 딱 3시간. 3시간 동안 미술관을 볼 수 없다.
카탈루냐 미술관은 화요일 -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10:00 - 15:00 / 월요일 휴무. 지금 포스팅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카탈루냐 미술관에 무료입장 시간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카탈루냐 미술관 입장료는 12유로. 여기 티켓을 찬찬히 읽어보면 일반 입장권은 구매일 기준으로 1개월 이내에 이틀동안 유효하다고 쓰있다.
카탈루냐 미술관은 전망대가 있다. 티켓을 살 때 전망대 입장료가 무료라는 걸 알고는 전시보고 전망대 가봐야지, 라고 생각했었다. 도통 전망대 입구를 찾을 수 없어서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고, 카탈루냐 미술관 뒤편에 돔 음악당 근처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를 올라갔다. 음, 여기가 전망대인 건가, 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다. 거긴 뒤편 옥상 엘리베이터. 공식적인 전망대는 아니였다.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잠깐 몬주익 공원을 볼 수 있었다. 내게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내가 며칠 더 머물 수 있다면, 이곳을 좀 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을 나설 때쯤에서 공식적인 전망대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아쉽아쉽. 카탈루냐 미술관은 나중에 한 번 더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카탈루냐 미술관은 이런 작품들이 있었구나, 라고 눈도장 찍고 나와서 나중에 다시 온다면, 그때는 지식을 충전하고 여유롭게 천천히 둘러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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